국화차 향기 가득한 선원에서 하룻밤을..(11)
김장을 마친후..
언제 또 이길을 오겠는가 싶은 마음에..운문산 고즈넉한 가을 산자락을 바라본다.
국화꽃 차.
스님께서 직접 차와 떡을 내어 주시는 장면..^^*
그날 함께 하신님들...
우리들은 모두 이곳 황토방으로 자리를 옮겨 잠시 쉬게 되는데..
황토방은 흙내음으로 가득했고 방바닥은 종이장판으로 미쳐 콩기름을 바르지 않은 상태였다
순간 나도 모르게 스님께 조심스레 말을 건내고 만다..ㅎㅎ 하룻밤 재워주세요..라고.^^*
정말 그 용긴 어디서 나왔는지..건물 지은지 며칠 되지도 않았고 또 일반사람들은 상상할수 없는 일이다
스님말씀 ㅎ허락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난 민박집으로 달려간다.
나는 울산식당 이층 민박집에서 이틀을 지냈었다.
이틀동안 주변들을 돌아다니느라 아래층 식당은 단 한번의 식사를 했을 뿐이다
여주인 그녀는. 커다란 배낭을 들러매고 아래층을 내려오는 나를 목격하고
날도 어둑 저물어 가는 시간에 어딜가냐고 물었다
문수선원에서의 일들을 듣더니 주저없이 식당문을 잠그며 태워 주겠단다..^^;;
지금부터 저녁시간인데..난 정말 있을수 없다며 극구 말렸지만..
고집하면 왕고집으로 한고집 하는데.ㅎ그녀를 뿌리칠수 없었다.결국 실랑이 끝에 그녀의 차에다 배낭을 싣고 우리는 달렸다..
이사진을 올리면서 갑자기 그녀가 보고 싶었다..그리고 전화를 할려니..ㅎㅎ깊은밤 12시가 되어간다..-.-;
내일해야지 하고 오늘 시도하려니 번호를 찾을수 없다..명함을 잘 챙겨 왔는데..
다행이 옆집 아주머니 명함을 찾고.전화를 드렸다
등산왔던..대번에 알아보신다^^*우리는 이런저런 이야기들로 정을 나누다..
그리고 비는 좀 왔는지 궁굼하여 여쭈어는데..80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라며 몸씨 걱정을 많이 하셨다.
나는 말씀드렸다..청도에서 보고 배운것 많았지만 그가운데 가장 소중한 물..정말 물을 아껴셔야 한다는 것을..
그뒤 집에서나 밖에서나 물절약은..절실한 현장과 경험(세수못함.)을 하고 와서인지 정말 놀럈도록 변해있다.
수도꼭지를 만지는 순간부터 청도를 떠오르게 한다..
그녀와의 통화는 못했지만...사랑하는 연인처럼 보고싶은 고마운 친구다..
맨처음 그의 가게에 들어서는날..오후내내 운문사 절집 사진찍느라 몇시간을 보내고 걸어와 마땅한 식당을 기웃거리다
울산식당으로 들어갔다.첫 인상에서 나 젊을적 분위기랑 비숫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긴 생머리 뒤틀어 뒷꼭지에 삔을 잘 꽂음.ㅎ)
꾸밈없는..화장기 없는 그녀의 외모(나는 착한여자^^) 답게 너무나 친절했던 그녀였다.
ㅎㅎ저렴하고 간단하면서도 영양(계란후라이 ㅎ)가 있는..
야채를 고루 먹을수 있는 비빔밥을 주문하여 고추장을 덜컥 집어놓고 비볐는데..
아니나 다을까..야채위에 고추장을 넣어다지 뭰니까.ㅎㅎ 허는 수 없이 밥 두수저만 주세요 했는데 한공기를 그냥 주었다..^^*
그후 마지막 북대암을 내려오며 민박집.공판장보살님.울산식당 친절한그녀와 점심식사하려 계획을 세워셨는데.
그날따라 북대암 스님의 보살핌으로 점심을 먹고 늦게 내려오느라 아쉽게도 함께하지 못했다..
그녀의 아름다운 고운 마음씨에 난...이 모든 은혜들을 어찌 되돌려 주어야 할지..
살아 생전에 좋은일 많이 해야 할텐데...밤하늘을 바라보며 다짐을 다짐을..해 본다..
스님의 안내로 나는 이방으로 들어오는 순간 천장에 쓰여 있는 글을 보고 또한번의 감탄을 지르게 된다..
무자년..8월7일이라...이게 무슨 운명인지 숙명인지..우연이라고 말하긴 좀..^^*
이 별난여자 귀빠진날..주민등록으로 그날이 나의 생일날인 것인디.ㅎㅎ
불가에서는 물론 음력으로 생활하시지만..어찌 되았던 일년365일 많은 날중에..같은 날이라..
오늘에 이곳의 방문은 이미 오래전에 예견된 나의 길 인것 처럼 너무나 놀랐고 행복한 순간들이다.
더구나 집을 완성한지도 일주일도 체 되지 않은데다 외부인으론 처음이라는 사실..ㅎ
요즘은 친환경의 웰빙바람으로 전원주택들과 황토를 자재로 지은 전통한옥들이 선호하는 시대로 다시 돌아가고 있는 듯 했다.
사실 다니면서 그런 집들을 볼때마다 부러웠는데..ㅎㅎ 오늘밤 전형적인 황토방에서 잠을 자게 되었다.
천정 서까래? 라고 하나요..지붕 상량식 하던 날이 지하고 같은 생일날인 방에서..()^^*
아직 장판에 기름을 바르지 않아 임시 돗자리를...그날밤 너무나 행복하여 잠도 제대로 못잤네요..
이곳은 참선도량으로 비구니스님께서 공부하시는 곳으로 만 생각하여
난 아침예불을 생각치도 못하고..오늘 일정에 따라 움직이려 등짐을 싸고 있었다.
그런데 아침일찍 스님께서 방문을 열고 들어 오시더니 창가에 놓인 보시를 보시고..
절에 오시면 새벽예불을 드려야지요...거기는 법당이 아님니다.~
다음부턴..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셔야 합니다..하시고 외출을 하셨지요.^^
에~쿠 이를 어째요..죄송합니다 로~변명아닌 변명을 한다...
어찌나 부끄럽고 미안턴지..뒷통수가 정말 영 말이 아니였다.ㅎㅎ
공양보살님은 저에게 아침상을 봐 주셨네요..^^음식들이 정말 맛있었습니다.
아침햇살에 비친 문 창호지 꽃무늬가 너무나 예뻐서 또 한장을~^^*
언제부턴가..
홀로산행과 배낭여행을 떠나면서
가끔은 엉뚱한 나의 행동들로 주변사람들을 당황케 한다..
이날도..산을 내려오다 문수선원으로 발을 들어 놓으면서..
스님의 진정한 자비심으로 인연이 되어
황토방에서 하룻밤을 머무르는 행운과
산사에서의 울력은 나에게 참으로 새로운 경험이였다
함께하신 모든분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