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상 사는 것 / 이외수 그대여...한세상 사는 것도 물에 비친 뜬구름 같도다 가슴이 있는 자 ...부디 그 가슴에 빗장을 채우지 말라 살아있을 때는 모름지기...연약한 풀꽃 하나라도 못견디게 사랑하고 볼 일이다...

어~~~머~이곳이 어디~~
눈 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경관에 우리 일행 (세아가씨 저 포함 ㅎㅎ)들은 누가 먼저 라 할 것 없이 얏~호를 외치기 시작한다..

얼마 만에 보는 탱자나무인가..
그 옜날 어릴때 고모집에 놀려가면 잎과 줄기에 삐쭉삐쭉한 그 무서운 가시가 고은 고사리 같은 손등을 마구 활퀴지만..
동그랗고 노오란 열매가 새콤하여 즐겨 먹었던 탱자나무였는데..갑자기 어릴적 추억이 떠오르는동~^^

조선 중기 학자 퇴게 이황선생의 제자인 금난수(1530~1599)가 지은 정자이다. 굳게 닫힌 정자 안에선 오늘도 엣 선인의 어느 후손이 학문에 전념하고 계실 것 같은..온기가 감돈다
이곳 안동 명성답게 유교 문화의 본향의 분위기에 이마음도 마치 그 �날 아낙으로
나도 모르게 괜스리..자켓을 다시 여미며 그에게 다가 간다..

정자 앞 전경
경치가 빼어나 옛 선인들의 왕래가 끊이질 않던 곳이 아닐까 싶다.
은
강물은 가을의 따사로운 햇살을 고이 받아 안고서
보석처럼 반짝이며 저 넓은 세상밖으로 자연의 순리따라 순응하며 낮은 곳으로 흘려가고 있다..

고산정(孤山亭)지킴이 인듯..
정자 옆 한쪽 뒷컫엔 한그루 노송이 듬직한 모 이곳을 지키고 있다.
소나무 가지 사이로 보이는 저 파아란 하늘과 작은애기 구름들이...어찌 저리도 맑고 고울꼬...
오랜 세월속에 하고 싶은 세상 이야기가 많으련만..오늘도 묵묵히 고산정과 함께 잘 조화되어 살아가고 있었다.

맑고 고은 푸르른 강물을 바라보니 갑자기 눈시울이 시려오는 건 왜 일까.
진정 사람답게 잘 살기 위해 외딴 이곳을 택한 먼 옛 선비의 참 삶들..?
너무나 아름다운 자연 환경에 내 작은 가슴안에선 그 무언가 가 웅웅거림으로 여린 이 마음을 쓰려 내리고 있다...

고산정 내부는 대청마루를 중심으로 양 옆면에 두칸씩 온돌방을 두었다 옛 선비들의 숨결을 더 가까이서 느끼고 싶은 마음에 나는 실례 합니다..란 말과 함께 ..^^

금난수(琴蘭秀)가 그의 나이 서른다섯에 지어 처음엔 일동정사(日東精舍)라 했다
후에 고산이란 산 이름을 따서 고산정으로..
고산정은 오랜 세월을 묵묵히 흐르는 저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다.

ㅎㅎ 제 몰카에 딱 걸린 안동 산친구.청량산 등반과 산사음악회가 우리의 일정 이였는데..
우리를 아무 사전 예고도 없이 차를 어딘가를 몰아 갔다 그리고 이곳으로 안내 해준 멋진 산싸나이...
이곳을 지키는 이 없지만 나무에 열려 있는 싱싱한 탱자 하나 감히 손댈줄 모르는우리들 ㅎㅎ
생을 다하고 흙으로 되돌아온...땅에 떨어진 몇알을 주워왔다.( 사진. 지금 탱자를 줍고 있는 장면임)
나는 이곳을 다녀온후 안동 봉화 등등. 청정한 자연들에 지독한 병에 걸리고 말았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순간도 그곳 생각에 또 코끝이 시리다..

이곳 고산정 툇마루 난간에 올라서니..
옛 선인들은 자연을 음미하며 유교 문화의 본향 정신으로 의(義)와 예(禮)를 중시하며
학문과 풍류을 그리고 미래에 향한 삶을 논했으리라....



정자에서 내려다 보이는 경치는
그야말로 태고적 그대로 놓인 자연이였다. 암벽과 노송들로 마치 한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 했다.


가을바람에 덩실덩실 춤장단을 쳐주는 사랑스런 억새들은..
마치 낮선 여행자에게..
낙동강 물줄기따라 절절한 아름움이 묻어나는고산협곡들을...맘꺽 즐기고 가라는 듯 춤을 춘다.

때 묻지 않은 고산정..너무나 아름답다...

우리는 왔던 길 다시 되돌아 나온다..
난 이 아름다운 자연에 더 머물고 싶은 마음으로
옛 선비들의 짚신 신고 거닐던 그 길을 따라 흙내음을 맡으며 걸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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