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청도 북대암에서 7박8일.. 2008.11.13~14

치밭목 2009. 5. 15. 02:49

지난 가을...

가지산 산행길에 올랐다.. 서을을 벗어나 언양땅을 밟고. 가지산 들머리인 석남사 주차장2층 식당가 통로에서 첫 비박를 했다.

그리고 석남사를 찾았고 산길로 들어서며 상운산을 거쳐 영남의 최고봉 가지간 정상을 올라섰다..

빙 둘려 펼쳐진 파로라마로 이어진  산마루금을 바라보며....이곳까지 무사히 잘 왔다는 것 만으로 나는 행복했다.

그리고 산 정상아래 있는 작은 움막에서 일박를 한후 이른 아침. 일출보려 움막 문을 살며시 밀치고 나오니..

지난 밤새 세찬 바람에도 불구하고 밖에서. 바위를 바람막이하고 비박하는 친구들을 보고 너무도 놀라워 혼잣말로..

세상에나 어젯밤 바람이 그리 세차게 불어댔는데..참으로 움막통체로 날아 갈듯 하였거늘 요기서 자다니..하며 궁시렁 대는 순간.ㅎ

깊이 잠든줄 알았던 미이라.ㅋㅋ 유달리 두툼한. 길다란 침낭 작크가 스르륵 열리는가 했더니..ㅎㅎ

경상도 사나이의 굴직한 음성이 흘려나오는데..대뜸 한다는 첫 소리가 " 커피한잔 끊어 드릴까 ~에" 였다.ㅎ  

ㅎㅎ 난 마다할리 없질 않는가?.멋진 산친구의 말씀을..ㅋ 그리하여 울산 산친구도 만나게 된다.

 

가지산 산장 두부부의 친절로 뜻밖에도 전혀 생각지 못했던. 따뜻한 잡곡밥과 미역국으로 아침을 준비해 주었다.^^*

마음같은 하루 더 머물고 싶었지만..그 마음 접고 운문산으로 향했다. 가운산방을 가기전 우연히 울산 젊은친구를 또 만나게 되는데.ㅎ

평소에도 겁쟁이로 유별스러워 조금만 위험한 길을 만나면 늘 우회하는 꽈.ㅎ조심 또 조심인셈.

남들은 하루거리를 1박하는 느린산행을 좋아한다.ㅎ 체질상 도리가 없는 방법이긴하지만서도..ㅋㅋ

운문산은 가지산보단 지나는 산객을 만나기란 정말 눈을 아무리 비비고 닦고 보아도 없었다

난 은근슬쩍 겁이 나기 시작했고 평소처럼 조심히 천천히 가자고 다짐또한 되새기며 만약을 모르니 랜턴도 미리 준비도 하고..ㅎ 

산길을 한참 가다 어려운 난코스를 만나고.. 그 길을 포기하고 막 돌아서는 순간..

웬 청년이 떠억커니 좁은 길목에서 서 있질 않았겠는가.ㅎ하늘이 보내준 친구였다

우리는 곧 산친구가 되어 까칠은 경사길 지나 가운산방을 거쳐 운문산정상을 넘어 딱박재를 지나 천문지골 목골로 하산하게 되었다.

우리가 들어선 하산길은 몇년째 휴식제로 무성하게 자란 숲들로..나뭇가지들을 걷으며 나아갔다.

거기다 자갈 투성인 경사길로 행여나 발목다칠까 싶어 조심히 내 딛다보니 땀 범퍽.ㅎ 마치 열대야 오지의 밀림지대를 걷고 있는듯했다.

 

그리고...어둠은 우리를 덮치고. 앞도 안보이는 계곡길을 더듬 더듬 무조건 마을 불빛따라 찾아가련만..가도가도 끝이 나오질않았다.

울산 그친군 길동무 잘못만나 고생이 영 말이 아닐텐데 ..마냥 싱글벙글이다 참 좋은 착한친구였다.ㅎ

어둔 산길 목골을 잘 더듬어 어느정도 내려오니 문수선원으로 들어서게 되고..

한밤중 땅에 내리찍는 스틱소리에 나오신 스님은 우리쪽를 향해 무언가 하실말씀이 있으신듯 했다.

늦은밤 귀신같은 모습이 딱해 보였던지.. 

스님께서 잠시 쉬고 가라시며 황토방으로 올라앉으라 했다.마음같은 냉큼 들어가고 싶지만..

밤길을 걸어왔으니 흙먼지로 몰골이 보통이 아니였고. 방으로 들어서면 다시 일어나기 힘들어..그대로 주저 드려눕지 싶어.ㅋ 

함께 동행해준 산친구 저녁식사를 대접해야 하므로 문 밖 땅바닥에 앉아서 따뜻한 녹차를 마시고 왔다ㅎㅎ

 

청도는 도처에 있는 많은 문화재 환경들로 식당들은 일찍 문들을 닫는편인지 불들이 벌써 꺼져있는 집들이 많았다

영업을 막 끝나려는 곳을 발견하고 우리는 매운탕을 주문하고 ㅎ마치 며칠을 굶은 사람들처럼 정신없이. 그리고 무사히 살아 왔음을

소주한잔으로 건배를 하고..ㅎㅎ 늦은저녁을 해결하고 민박를 알선해 달랬더니 식당주인 장모집을 소개하여

산친구와 함께 이동..친구를 재우고 싶어지만.아침 출근길이 걱정된다며 방안으로 배낭을 챙겨주고 그는 떠나갔다.ㅠ

산친구는 집으로 잘 도착했다는 전화도 주었다...그후 고마운 친구를 위해 책 한권을 준비하였는데 아직 전해 주지 못했다.ㅠ 

민박집 어르신과 염소와의 소풍나들이.ㅎ 울산식당 여주인의 친절은 식당을 비운체 문수선원까지 직접 자가운전하여 태워주었다.^^ 

 

문수선원 경심스님..

귀한 인연으로 다음날 선원에서 김장을 거들게 되었고 스님의 배려로 황토방에서 하룻밤 신세도 지고..

황토방은 완공된지 며칠이 안되..아직 종이장판에 콩칠을 바르지 않은 방으로..정말 어쩌면 염치도 없었던 나가 아니였는지 ㅠ

다시 등짐을 지고 사리암을 올랐다.기도처로 유명하다는 소문대로 때마침 수능시험생 어머니들이 기도들을 올리느라 정성이 가득했다.

두번 다시 올 기회 있을지 모르니 하룻밤이라도 더 있다 가고 싶은 마음에 종무소를 찾아 안내증을 받고

배낭을 방으로 옮기고 사진찍기 들어갔다..가파른 협곡에 지은 사리암..저 건너 내가 걸어온 산들이 눈앞에 들어왔다.

정말 잘 왔다는 생각으로 발걸음 가볍게 공양실로 내려가니..24시간 개방하는 공양실엔 먹거리가 푸짐했다.ㅋㅋ

평소엔 그다지 떡를 썩 좋아하지 않는데..이번 청도여행에서 떡맛을.ㅋ.모두들 정성이 들어서인지 이런 떡맛은 처음인것 같았다 

호거산을 바라보며 자판기 커피 한잔을 또 한잔을 한번에 연거푸 마시기도..너무도 편안한 마음으로..

사리암에서 이틀을 머물고..다시 산을 내려와 운문사를 지나 청신암을 참배하고..

다시 길을 걸어 내원암을 찾아 들어.. 법당에 들려 참배를 올리고.. 마치 사찰 순례자처럼..

 

북대암..을 찾았다.

북대암은 어느 절집보다 더 아름다운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지룡산 암봉아래 예쁘게. 마치 고향집 같은 분위기였다.

너무도 아름다운 풍경들에...

나도 모르게 하루 이틀이 어느새 일주일을 머물고 말았다.서울일만 아니여도 아마 한주는 더 있었을텐데..

불자도 아님을 불문하시고 따뜻하게 가족처럼 대해 주셨던 큰스님과 스님들.공양주님께 감사한 마음이다.

북대암의 7박8일...영원히..너무도 아름다운 곳으로 모두를 사랑하련다..()^.^*  

     

북대암을 떠나기 하루전. 우연히 한그루의 고사목을 발견한다.... 소중한 시간. 기나 긴 세월을 한 순간을..?   

대 자연의 섭리에..그 어떤 무언가 가 깨달음으로 가슴에 와 닿았다.   

고사목..

살아서도 천년이요 죽어서도 천년을 산다는 고사목 이라던데.. 오직 그자리에서 침묵으로 긴세월을 얼마나 지나왔을까?.

모진풍파에 시달림을.. 감내하고 견더온 나무는..마치 영혼마져 떠나버린 듯한 형색이다...... 

이 지구상에 살아있는 모든 존재. 생명체는 언젠가는...먼 훗날 모두 이렇게 서서히 사라지고 있지 않는지...?.  

  

저 나무도 분명 푸르른 시절이 있었음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_()()()_ 

 

 

      나무의자 위에 놓인 바나나와 감자...아무 생각없이 앉아있는데..

      스님께서 갑자기 불쑥 나타나셔서 내 손에 건내주시곤..이내 올라가신 스님..스님 등신불.영원히 잊지 않을겁니다.감사했어요.^^ 

 

이곳의 심한 가뭄으로. 난 거의 일주일째 머리도 못감은체..ㅎㅎ그래도 너무나 행복했던 북대암 시간들이였다.  

  

 

 

 

 

 

 

 

 

  

 

 

 

  

    스님께서 직접 쪄서 주신 감자..도자기접시 매화 꽃문양이 이쁘기도 하고 색감도 어찌나 고운지..

    마침 소지품중. 작은 복주머니가 떠 올라 함께 나란히 놓고 보니.ㅎ 아름다운 고마운 스님의 마음이 그대로 드려나는 듯하다.~! ^^** 

 

 

북대암 떠날 준비하면서.. 

       신기하게도 꼭 결정적인 순간에..누군가가 도와주었다..ㅎㅎ 북대암 들어가는 입구에서..사진은 때마침 지나는 길손님.^^*

 

               역무원의 친절한 설명으로 표시해준 똥그래미..ㅎㅎ 무궁화 입석표. 조치원부턴 지정석에 앉아 갈수있다.^^** 

 

    통로에 주저앉아..상처투성이된 등산화을 내려다 보며... 2008.10.31~11.14. 경남 가지산.운문산.청도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