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날아 가지 않고...
살아 있었네..
어젯밤 칠흑같은 어둠속에 불어대던 엄청난 강풍 바람소리...
마라도를 뒤집기 라도 하듯 텐트가 둘썩둘썩일때 마다 밀러오던 공포!
바람 피하려 텐트를 화장실로 옮겨볼까 했으나 도무지 몸도 가누지 못할 상황
무대뽀 겁쟁이 바람의 공포에서 벗어나고 싶었을까
라디오를 꺼내 FM 음악방송 주파수 찾아 이리저리 돌려 보지만..
어찌된 일인지 국군방송만이 잡힐 뿐.
제주도에서 불과 11km거리 인데?
아님 심한 강북풍으로?
여튼 국군의 방송을 통해 문명의 세계를 듣는 그 자체만으로도 큰 위안..
라디오에 귀 기우리며..
지옥을 연상케 하는 자연의 위력 앞에서 인간은 한 없이 무력한 존재임을..
상상할수 없는 긴장의 연속...
그리고 언제 깊은 잠에 빠져을까...
긴 밤 무사히 잘 보냈는지 눈 뜨고 보니 오렌지 빛 세상 텐트안 ^^
(2013년 11월17일 오전7시 12분)
일출을 맞이 하려 마라도에서 가장 높은(39m) 등대쪽으로 서둘러 발를 옮겨 보는데
일출은 커녕 비가 곧 내릴 듯한 분위기다 ㅠ
그럼에도 동쪽 하늘향해 눈을 떼지 못 한다...
오랜 기다림 속에 살며시.. ^^
그렇게 한시간을 보내고 남쪽 방향으로 몸을 돌리니...
배 한척이 한 장소에서 계속 머물고 있다?
저만치 파도속 작은 어선 한척이 언제...
조금 있으니 또 한척의 어선이 쏜살같이 등장..
파도가 장난 아닌데...
이 배는 아직 대기중?
마침 햇살이 살짝 비추어 이때다 싶어 한컷 ^^
남쪽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저 수평선과 선인장 ^^
바다는 점점 더 거칠게 파도가 일렁이지만...
너울파도를 뚫고 거침없는 질주....
바닷물에 곧 잠길 듯....ㅠ
해풍속 바위틈에 자라는 이름모를 야생화들....
동쪽 바다는 바람이 작아 파도도 비교적 잔잔해서 인지 물때(고기)를 기다리는 어선들
장군바위▲ 앞바다와 아래사진▼ 남쪽바다는 불과1~200m 거리 인데 엄청난 기상변화의 차이
목숨을 담보로 한 어부들의 조업 현장...
거친 파도와 맞 싸우며 방어 조업 중인 어선에서 한참을 눈을 떼지 못한다
마음속으로 무사하기를 빌며...
아찔한 조업...
저 멀리 수평선 끝 무역선? 한척이 지나간다
조업끝난 어선이 귀향을 서두르고 있다
힘찬 박수를 보내며....
바람은 점점 더 부는 것 같은데...
동쪽으로 바람이 서서히 이동하니 아침 조업을 마치는 분위기
그제서야 시린손 호호 불며 텐트로 발길 돌아서다 해풍속에서 건강히 잘 자라는 이 친구에게 한컷 ^^
마라도 최남단 기념비
(10:16AM)
11월 제주바다는 당연 바람이 많이 분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어젯밤처럼 그렇게 그렇게까지 부는 바람은 처음
참으로 기가 막히는 생존 체험 했음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른아침 텐트밖 나와 장장 세시간을 바람부는 언덕에서 최남단 바다풍경을 담다 ㅎ
이제 마을 식당으로 내려가 짬뽕 한그릇 해야 하는데...
분명 식당 문들이 꽁꽁 잠겨 있을터 비상용으로 준비해간 빵과 두유로 아침해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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