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고즈넉한 산속 천년고찰 청량사에서 그녀와 1박..(상편)

치밭목 2009. 11. 25. 04:31

이모~친구와 여행을 하려 하는데..어디가 좋을까요~ 추천해 달라는 그녀의 전화..

 

여러 몇 곳을 일러 주는 과정에서..ㅎㅎ 이 노인네도 합류하게 된다. 그런데 그녀의 친구가 갑작스레 못 간다는 통보가 전해지고

우짜둥동..우리는 정말 3~4?오랜만에 둘만의 오붓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여행지 여러 곳 중에..청량산으로 결정..청량산 하면 그야말로 청량한 자연품에 자리한 청량사가 있어 제 1순위였다.ㅎㅎ

더우기 그녀는 아직 가 보질 않았기에..늘 가고파 했던 곳이라 했다..

2년전 산사음악회를 다녀오면서 모임카페에 올려진 산사사진을 보고 꼭 가고싶었다는 그녀는..단번에 결정을 내린것이다.

 

지난 영월여행 다녀온후 신종블루인지 무언지 모르지만 호되게 아픈 몸앓이로 약 일주일을 보내고..지리산이나 떠나볼까 했는데..

갑작스런 봉화 여행길을 나서게 되면서.주왕산에서의 인연으로 청량사 산사음악회밤에 초대해 주었던 산친구가 떠 오르고 그에게 전화를 했다

 

" 진작에 전화주시지 않쿠요"...?

오늘은 혼자서 일을 하기에 자리를 비울수 없다는 친구응답이다..

그러나 산은 못 가드라도 얼굴도 보고 점심이라도 같이하자고 하여 우리는 그의 자영업장소로 이동 2년만의 해후..^^

산이 이여준 아름다운인연..겨우 몇 번의 만남이였지만..그는 언제나 친절했고 예의 바른 남자였다 늘 웃음을 주는 멋진산친구다..

 

안동 터미널에서 가까운 그의 삶 터전..아리랑주유소로 이동..

우리가 이곳으로 오기 전 그의 전화속 한마디.." 얼굴이 시커멓게 탓어요"~ 헛. 산미치니님이 시커먼들..우리의 진정한우정에 무신~? ㅋㅋ

 

산사나이답게 반갑게 맞이해주는 친구..그는 자리를 잠시 비우고 점심을 안동찜닭으로 정하고 안동 서문시장으로 안내했다

    

 

 

 

 난 이왕이면 다락방에서 먹자고 했고..오랜만에 매콤달콤한 찜닭을 먹느라 땀이 줄줄..ㅠㅠ

 

 

제비원 일명 제비원미륵.. 안동시 이천동 산2 (보물 115호)

고려시대 마애불..인자하게 뻗은 긴 눈과 두터운 입술 잔잔한 미소가 토속적인 느낌으로 자아낸다

민간신앙의 성지이며 성주의 본향으로 잘 알려져 있는 제비원.. 주변 환경이 예전에 비해 새로이 조성되어 있었다 

 

우연히 제비원 이야기하다.. 잠시 들르게 되면서 몰래 사진을 찍다 들킨다 ㅎ 암튼 눈치도 빨라요!.

바람에 머리카락이 날려 뒷 가르마가 생겨 모양새가 이상하다나 머라나..ㅋㅋ

 

 

 

 울들 위해 귀한 시간내어 달려와 준 고마운 산친구는..

우리 둘만의 산행이라 마음이 걸려서일까?..혹 내일 산행을 하지 않을경우 안동 씨티투어을 권한다..^^

안동주변 관광코스를 편하게 두루두루 다닐수 있는 투어라니 난 귀가 번쩍.. ㅋㅋ 오늘저녁 절집에서 결정하기로 하고 아쉬운 이별을..

 

 안동에 오면...우리는 늘 이자리에서 연계버스를 이용하는곳으로 ㅎ 오늘을 담아본다

 

 시내버스를 이용 약 40여분 소요로 청량산주차장에 도착..오후 한낮의 햇살이 비춰진 강 주변들에 우리는 탄성을 지르기 시작~~^^

 

 

 오늘 배낭은 만약을 대비해 코펠과 버너까지 준비하느라 60리터를 매고 왔다..갈길도 먼데 우리는 사진찍느라 시간가는줄 모른다..ㅎㅎ 

 

 

 

 

 길가에 이름모를 나무가지에 열려있는 열매가 처음보는것 같아 찍어보았는데.아주 작은 열매여서인지 바람에 흔들려서 그만.. 

 

 

 큰 배낭 매어본지 오래 되어서인지 주차장 입구에서 여기까지 오느라 정말 힘들었다

계속 오르는 길이라 차릉 세운다는건 무리..그러나 거의 다 갔을무렵 어느분이 차를 태웠주셨는데..ㅎㅎ 약 200미터거리.

그분 도움으로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청량사에 무사히 도착할수 있었다 

 

청량산 청량사 일주문..

오래 전...산 월간지에서 고즈넉한 비포장 산길을 걸어가시는 어느 스님의 뒷모습에서 언젠가는

그 길을 따라 걸어가고 싶었던 청량사였다. 그후 여러번 찾아 왔던길..이젠 시멘트포장으로 깔끔하게 잘 되었있다..

그러나 저러나 언제 올라갈지.

잘 아는길 이건만.. 엄살이 발동하여.. 마침 주차장에서 근무하는 분이 계셔 또 산길을 묻다..얼마나 걸릴까요~? 한시간이란다.. 

 

   무릅도 신찮은데..우짜자고 배낭은 큰걸매고 왔는지..소령아 오늘 나 죽었다..그래 모든걸 잊자뿌고 걷기만 하자며

기슭 골짜기따라 거슬러 올라가다 뒤를 돌아다보니...

 

 딱정벌레처럼 작고 귀엽게 생긴 자동차가..내를 잠시 쉬어가게 해 준다..^^*

 

 이곳을 들려볼까도 했지만..소령낭자의 가벼운 고개흔들림으로 이내 마음을 바꾸고..

산꾼의집..안내판 바탕색이 왜 까말까?..마음속으로 중얼거러봄..

 

 

ㅎㅎ 그러나 30분만에 도착..헛..그런데 그녀의 손에 언제 빗자루가~~ 순간포착..^^  

 

 

 

  청량한 기운 대지에 가득하고..기도 영험이 뛰어나기로 소문난 기도도량 청량산 청량사 오층석탑..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꽃이 필까 잎이 질까

아무도 모르는 세계의 저쪽

아득한

어느 먼 나라의 눈 소식이라도 들릴까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저녁연기 가늘게 피어오르는

청량의 산사에 밤이 올까

창호문에 그림자 고요히 어른거릴까 ................청량사 안내문에서 옮김

  

이때까지 배낭을 멘체 사진찍느라 정신없었다..그사이 소령인 유리보전안으로 들어가 부처님께 절을 올리고..

해가 저무니 기온도 급격하게 떨어져 손이 시려 카매라 셔터 누르기도 어려워지자.. 그때서야 나는 분위기 파악에 들어간다.

어린아가씨를 오늘밤 어떻게 재울수 있을지도 모르고 딴 짓만 하다니.. 바람마저 세차게 불어대는 밤이 오니..

조금은 염려가 되어 가던중.. 마침 지나는 보살님께 종무소가 어디냐고 여쭙니..모두 퇴근했다 한다..에고..걱정은 더욱 커지고..

바람이 한 겨울처럼 차니 나오지 말고 법당안에서 기다리라 해 놓고..

 

주변을 들려보며 관계자 외 출입금지인 요사채 안으로 들어가 하얀 고무신이 놓여있는 방문을 향해 스님 계세요~라고 나즈막하게 여러번 여쭈어지만..감감 무소식..

작은 쪽마루 앞 나 홀로 서 있을 뿐..세찬 바람만이 내 몸을 휘감아 스쳐갈뿐이고..바람따라 나 뒹구는 낙엽소리뿐이였다  

오늘밤 태풍이 불어올양 바람이 정말 장난이 아니다 

처마끝에 달린 풍경들의 뗑그렁 챙그랑소리들은.. 약속도 없이 무작정 들이닥힌 이사람에게 진정한 깨우침으로 들려왔다..

 

순간 문득.. 절집 초입에 들어설때 불켜진 비닐하우스가 떠 올라.. 어둠속 나무계단 따라 더듬더듬 내려갔다.

다행히 인기척이 있어 조심히 살며시 문을 밀치며...가벼운 인사와 함께 말씀을 드리기 시작했다

마침 저녁공양 시간이 막 끝날즈음 여서인지..스님 한분이 앉아계셨는데.. 말씀을 드리는 도중 흔쾌히 허락해 주시고 바로 일어나시며 자리를 뜨신다

마치 우리를 기다려 주신것처럼 너무도 가벼히 허락를 해 주신것이다.!

그리고 이내 주방에 계시는 공양주님께 저녁식사를 할수 있는지를 도움을 청하는데.. 방긋 웃으시며 빨리 내려 오란다..

 

 이 좋은 반가운 소식을 말해 주려니..몸이 날아갈듯한 기분이였다

홀로 법당안에서 기다리고 있을 그녀를 위해 그 많은 계단 단숨에 오르고

스님께서 바로 전화로 연결된 듯..조금전 뵈었던 보살님께서 우리가 묵을 방을 안내해 주신다

너무도 안락한 방을 보고도..우린 이 행복..기쁨을 마음안으로 감추고 배낭을 방으로 옮겨놓은후 서둘려 공양실로 내려갔다

우리 두사람을 위한 저녁 준비로 다시 바쁘신 공양주님의 고우신 뒷 모습을..사진으로 담는 여유도 가져본다 ..

 

 

 

 무우국에..깻잎절임.무우채나물.배추김치..우리는 이렇게 맛있는 반찬 처음 먹어본다며..서로 소리를 죽이며 행복해 했던 저녁식사..

 

 

 

 이른아침..사진을 찍는 순간 어젯밤 우리를 안내해 주신 보살님께서 지나가신다.

마당을 어찌나 곱게 쓸어놓으셨는지..발을 내 딛기가 미안했다..

 

 

 

 해우소 다녀오면서 찍은 사진... 그 시간까지도 바람이 어찌나 불던지..추워서 덜덜덜~~

 

 어젯밤..어린아가씨를 유리보전에 홀로 남겨두고..내심 마음 한편에 걱정이..소령아 사랑해...^^

 

 너무나 추워 우리는 아침세안은 생략한다..대신 물티슈로..ㅎㅎ

 

 

 

바람이 몹씨 불어 사진이 제대로 안찍힌다.. 

요사채 주변에서 일을 하신듯..마침 인사를 하는데 아침 공양하려 내려 오라시던 스님..

 

뒤를 돌아보시며 다시 말씀하신다..^^

 

 

 

 

 요사채에서 바라본...오층석탑

 

 아침도 우리가 꼴찌다..

참기름에 달달 뽁은듯한 쌀죽과 콩조림.살짝 말린 가지나물.무우졸임.배추김치..등으로 맛과 정갈함은 감히 글로 형용할수 없는..음식이 아니라 보약이였다 

 

 귀한 음식을 먹고..이번엔 내가 함 해 볼까 하여..잠버를 벗어 식탁에 올려놓고 슬그머니 주방에 들어서니..

울 낭자님..빙그레 웃으며..이모 나도 설거지 할려고 마음먹었는데요..한다. 오멋나~ 이쁜눔..^^

당장 뒷쫓아 들어와 소매를 걷어붙히는 그녀..싱크대를 점령한다.ㅎㅎ 허는수 없이 그녀가 그릇을 닦으면 내는 행굼으로 마무리 ^^*

 

예쁜 그녀를 다시 부르니..수줍어하는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다..

 

 커피 한잔을 뽑아들고..대 만족스런 표정..ㅎㅎ

 

 청정도량 명성답게...주방도 청결하였다..

 

 

공양실엔 우리 둘뿐..나그네가 주인인양.. 연서푸 또 한잔..

 

 

 

 공양실 밖 물 받침대에 매달린 고드름..어젯밤 그리고 오늘아침 기온을 그대로 보여준다.

 

  

 산 속의 공중전화 박스.. 지금은 연기중..ㅎㅎ

 

 

  

 

 

  

 

  

 

   절집에 가면 머물고 싶었던 요사채.. 부처님의 보살핌으로 우리는 따뜻한 방에서 하룻밤을 잘 지낼수 있었다.

 

 심검당 앞 작은 마당에서..

 

 어젯 밤..하얀 고무신이 가지런히 놓여있어 스님 뵈려 몇 번이고 인사를 건내 드렸지만..

들려오는 소리는 거친바람과 풍경소리뿐이였다..

 

 

 

  

 

  새벽 4시 예불하려 나오니..다기들이 거친바람에 떨어진듯 마당 여기저기 딩굴고 있었다.

 

  

  

  

 유리보전...어둠이 내려진 초저녁 소령이를 그곳에 앉혀놓고... 잠시 동안였지만..그리 마음조여 보기도 처음이였다..

이미 어둠이 깔린 침목계단을 내려설때 까지..조금은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큰스님의 승낙을 받은후 기쁨마음에 그 많은 계단을 금새 바람처럼 날아가 그녀에게 전하던 그 순간 그때 그기분..아마도 잊지 못 할것 같다.!   

홀로여행 같음 어디엔들 잠을 잘수 있으련만..그녀를 추위에 떨게 하면 어떻허나 하고..마치 어미가 자식을 사랑하듯이..ㅠㅠ;;

 

 

 

 

 

 

 

 

 

 늘 가지런히 놓여있는 하얀고무신......

 

  밤새 그리도 세차게 불어대던 바람은 아침 햇살과 함께 잔잔해짐에..

우리는 오늘 산행을 강행할 것인지..

아님 이곳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후 봉화의 산골마을..그야말로 숨겨진 벽촌 두들마을을 찾아

때 묻지 않은 자연속에서 삶을 꾸리는 이 땅의 마지막 오지의 귀한 풍경속으로 여행할 것인지... 

 

그러나 일단은 종무소 관계자분를 만나야 하는데 업무시작은 10시부터라 하여 

하는수 없이 산행으로 강행..먼저 하늘다리로 오르기로 최종 결정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따끈따끈한 온돌방을 두고 나갈려니 너무나 아쉬워 잠시 방바닥에 드려 눕고 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