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전남 담양 죽녹원을 찾아서...(2015.02.27.)

치밭목 2015. 3. 20. 15:25

지난 2월 하순..

바람 앞에 선 촛불처럼.. 늙고 쇠약해진 엄니뵈려 내려와 머문지 보름만의 외출..

수원언니 등장으로 바람맞으려? 담양 죽녹원으로 나들이 나셨다 

 

예전 엄니집에 머물게 되면 이틀만 지나도 자동적으로 지도를 펼치고 어디로 튈까로 목이 빠지도록 들여다 보고 있음

이 나이묵은 작은 딸년 옆에서 침묵으로 바라보시던 엄니께선.. 

 '와~또 어디 갈라꼬'...

응 어디 잠깐 다녀 올려고....

난 늘 반사적으로 슬그머니 말을 흘리듯 대답했다

그리고 그 이튼날이면 어김없이 현관에서 등산화 끈을 묶고..

"그래 오늘오나?"

으..빨리오께....

"그래 조심히 잘 다녀와"....

엄니의 목소리를 뒤로 한채...내 빼는 철없는 딸년...........ㅜㅜ

.....

등짐없이 조그만 여권가방을 어깨에 걸치고 무작정 길을 나셨다 

그날따라 콧등이 시릴만큼 날씨가 매우 차가워 도루 집으로 돌아갈까 망설이는 사이 택시는 어느새 버스터미널 도착

먼저 관광안내소 들러 안내책자를 들고 나와 담양행 시외 완행버스에 올랐다 

 

운전석 바로 뒷좌석 안착 그리고 곧 어느 아주머니께서 조그만 검정비닐주머니하나 들고 내 옆자리에 앉으셨다

연세는 70대후반쯤? 주름진 고운 인품에 나도 모르게 인사를 하며 어디 가시냐며 조심히 말을 건냈다

수줍은 소녀같은 미소지으며 검정비니루안에 손을 넣으시더니 살며시 귤 두개를 건내 주신다...^^

그의 진정어린 움직임으로 감동과 함께 이 아름다운 순간을 후에 두고 기억하고파 재연해 달라는 요청을 하고...

그렇게 약 한시간이상 도란도란 지난 추억 시간이야기로 무르익을 즈음 죽녹원 못 미쳐 보건소? 농협?에서 아쉬움으로 하차하셨다

멋진 여행하라시며......언제 놀려 오라신다.... 

 

문밖을 나설땐 무거운 마음과 더불어 매우 차가운 기온으로 외출을 포기할까로 망설였는데.....

 

짧은 시간의 동행...

시외 완행버스에 탑승한 두 승객.. 두여인의 만남은 훈훈한 아름다운 삶이야기로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 한 페이지... 예쁜 그림 그리다